추석을 앞둔 밤, 거리는 고향으로 향하는 차량과 사람들로 붐빈다. 그러나 모두가 귀향길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버스를 운전하고, 누군가는 역과 터미널을 지키며, 누군가는 병원과 소방서에서 대기한다. 편의점과 식당, 물류센터와 우편집중국에서도 명절은 평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가 된다.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는 이번 추석 특별소통기간 동안 서울 도착 소포가 하루 최대 13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적으로 예상되는 추석 소포 물량은 1천400만 건을 넘는다. 선물 한 상자가 가족에게 도착하는 짧은 순간 뒤에는 무거운 상자를 옮기고 분류하며 밤을 보내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명절의 따뜻함은 누군가의 노동 위에 세워져서는 안 된다는 말은 현실을 외면하자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의 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뜻이다. 연휴에도 반드시 필요한 노동이 있다면, 그 노동에는 충분한 휴식과 안전, 적정한 인력과 정당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
직장생활이 힘겨운 사람에게 명절은 언제나 완전한 쉼이 되지도 않는다. 연휴가 끝난 뒤 다시 시작될 업무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실적과 생계를 생각하며 쉬는 날에도 마음을 놓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계약직과 자영업자, 일용직 노동자처럼 쉬는 것이 곧 소득 감소인 사람도 적지 않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잘 쉬라’는 말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쉬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오늘 일터에 있는 당신의 노동이 가치 있고, 힘들다고 느끼는 마음도 당연하며, 누군가는 그 수고를 보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의 명절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도로 위에 있는 사람, 야간 근무를 시작하는 사람, 가게 문을 여는 사람, 환자 곁을 지키는 사람, 배송을 마치고 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 모두의 명절이다.
예하바는 이번 한가위가 그들에게도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사회가 명절마다 반복되는 과로와 인력 부족을 개인의 인내로 넘기지 않고, 휴식할 권리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더 세심하게 지켜주기를 바란다.